이 글의 목차 1. 평균값이 설명해주지 않는 자리 2. 인크레틴은 하나가 아닙니다 3. 유전이 대신 돌려준 실험 4. 이 결과를 어디까지 읽을 수 있나 5. 출발점이 다르면 무엇이 달라지나 6. 정리
인크레틴이라는 말은 최근 몇 년 사이 다이어트 주사와 함께 널리 알려졌습니다. 다만 대개 GLP-1 하나만 이야기됩니다. 그 옆에 GIP라는 두 번째 호르몬이 나란히 있고, 최근 연구들은 이 둘의 방향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.
2026년 Metabolism: Clinical and Experimental에 실린 UK Biobank 38만 명 분석이 그중 하나입니다. 이 글은 그 결과를 개인차라는 각도에서 읽어봅니다.

평균값이 설명해주지 않는 자리
영양 정보는 대부분 평균으로 전달됩니다. 어떤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올린다는 수치도, 특정 식사법이 몇 퍼센트 효과가 있다는 문장도 집단의 가운데 값입니다.
그런데 현장에서 반복해 보게 되는 것은 그 가운데를 벗어난 사람들입니다. 같은 것을 같은 양으로 먹었는데 반응이 다르고, 같은 조언을 지켰는데 결과가 다릅니다. 이 편차의 상당 부분은 장내미생물과 생활 맥락으로 설명되지만, 그 아래에 타고난 몫도 함께 깔려 있습니다. → 같은 음식, 다른 혈당 — 개인차는 어디서 오나
인크레틴은 하나가 아닙니다
음식이 소장에 도달하면 장 점막에서 호르몬이 분비되어 췌장에 신호를 보냅니다. 인슐린을 내보내라는 신호입니다. 이 역할을 하는 호르몬들을 묶어 인크레틴이라고 부릅니다.
대표적인 것이 둘입니다.
| GLP-1 | GIP | |
|---|---|---|
| 분비 위치 | 주로 소장 하부·대장 | 주로 소장 상부 |
| 인슐린 신호 | 촉진 | 촉진 |
| 위 배출 | 늦추는 쪽으로 알려짐 | 뚜렷한 역할로 보고되지 않음 |
| 포만감 | 키우는 쪽으로 알려짐 | 뚜렷하지 않음 |
| 지방 저장 | — | 지방세포의 저장 쪽으로 작용하는 면이 보고됨 |
인슐린 신호까지는 같은 방향입니다. 그 이후가 갈립니다. 감량 목적의 약물이 GLP-1 쪽 작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된 배경에는 위 배출과 포만감에 관여한다는 이 차이가 있습니다. 그 과정에서 제지방이 함께 줄어드는 문제는 따로 정리해두었습니다. → GLP-1 감량 시 제지방 손실 — 단백질·미량영양소 기준
유전이 대신 돌려준 실험
사람을 대상으로 “GLP-1은 평생 높고 GIP는 평생 낮은 상태”를 만들어 수십 년간 추적하는 실험은 불가능합니다. 이번 연구는 그 자리를 유전으로 메웠습니다.
사람마다 유전자 차이 때문에 GLP-1이 조금 더 분비되는 사람이 있고, GIP가 조금 덜 분비되는 사람이 있습니다. 이 차이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을 때 사실상 무작위로 나뉩니다. 그래서 이 유전형을 기준으로 집단을 갈라 보면, 자연이 미리 배정해 둔 무작위 실험처럼 다룰 수 있습니다. 이것을 멘델리안 무작위화라고 부릅니다.
이 설계의 쓸모는 분명합니다. 관찰 연구가 늘 듣는 지적, 즉 “원래 건강한 사람들이 그 습관을 갖고 있던 것 아니냐”는 혼란을 상당 부분 걷어냅니다. 유전형은 생활습관보다 먼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.
이 결과를 어디까지 읽을 수 있나
GLP-1이 높고 GIP는 낮은 조합에서, 비만·심혈관질환·정맥혈전색전증·복합 간질환 사건의 위험비가 모두 1보다 낮게 관찰되었습니다(HR 0.88~0.97). 골대사에 불리한 신호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.
다만 읽는 폭을 좁혀 두어야 합니다.
| 이 연구가 확인한 것 | 확인하지 않은 것 |
|---|---|
| 타고난 호르몬 경향과 질병 발생의 연관 | 약이나 식단으로 그 상태를 만들었을 때의 결과 |
| 여러 질환에서 방향이 일관되었다는 점 | 개인이 체감할 만한 크기의 변화 |
| 유럽계 중심 코호트에서의 관찰 | 한국인에게 그대로 옮겼을 때의 값 |
특히 세 번째가 중요합니다. HR 0.93~0.97은 집단 전체를 기울이는 미세한 값이지, 한 사람의 앞날을 알려주는 숫자가 아닙니다.
출발점이 다르면 무엇이 달라지나
기능영양학에서 개인차를 다루는 방식은 “그러니 사람마다 다르다”로 끝내는 것이 아닙니다.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나누고, 우선순위를 재배치하는 것입니다.
타고난 인크레틴 경향은 앞의 칸에 들어갑니다. 검사해서 관리할 항목이 아니고, 지금 시점에 개인이 확인할 수 있는 지표도 아닙니다. 그래서 실무적 결론은 뒤의 칸에서 나옵니다.
- 지방과 정제당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조합을 줄입니다. GIP 반응은 지방과 당이 함께 도착할 때 크게 올라간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. 각각보다 조합이 문제라는 뜻입니다
- 마시는 당을 먼저 정리합니다. 액상 당은 씹는 과정도, 식이섬유의 완충도 거치지 않고 흡수됩니다
- 식후 10~15분 가볍게 걷습니다. 근육이 포도당을 직접 끌어다 쓰기 때문에, 인크레틴 경로와 무관하게 곡선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
- 저녁을 늦게 몰아 먹는 패턴을 조정합니다. 같은 음식이라도 밤에는 인슐린 감수성이 낮아져 있습니다
식이섬유가 먼저 도착하도록 식사 구성을 조정하는 방식도 흔히 권해집니다. 다만 이번 연구가 직접 시험한 항목은 아닙니다. 이 연구는 유전형을 본 것이지 식사 방식을 비교한 것이 아니므로, 여기서 그 근거를 끌어오지는 않겠습니다.
정리
세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.
- 인크레틴은 GLP-1 하나가 아니라 둘이고, 둘의 방향이 같지 않습니다
- 유전 분석은 GLP-1이 높고 GIP가 낮은 조합에서 유리한 방향을 관찰했지만, 값은 작고 약이나 식단을 시험한 결과가 아닙니다
- 출발점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은 포기의 이유가 아니라, 움직일 수 있는 변수에 힘을 몰아야 하는 이유입니다
약물의 사용과 중단은 의료진의 영역입니다. 그 위에 무엇을 얹을지가 식탁에서 결정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.
참고 자료
- Complementary body weight and cardiometabolic benefits of higher GLP-1 and lower GIP: genetic evidence from large-scale phenomic analyses. Metabolism: Clinical and Experimental. 2026. doi:10.1016/j.metabol.2026.156711 · PubMed 42532176
- Functional Nutrition Alliance, Nutrition Skills Module
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. 개인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조치는 다르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.
최종 수정일: 2026년 9월 1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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